무언가에 대해 글을 쓰려면 그걸 골똘히 생각해야 하고, 생각하다 보면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아서 두려웠다는 로운님의 글이 떠오릅니다. 저에게 2023년의 지방방송이란 지겹고 별볼일 없어 보이는 제 일상 속에서 계속 ‘사랑할 거리' 들을 찾아내고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. 그렇게 삶을 더 사랑하고, 인간을 더 사랑하고, 끝내 나를 더 사랑하는 과정이요. 시간과 품을 들여 우리의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. 밀고 끌고 응원하며 힘이 되어준 동료들도요. 내년엔 우리 더 사랑해요!
성언
무임승차했습니다. 여기 이 작고 아름다운 언덕까지 저를 태우고 와준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. 이들 덕에 글이란 걸 매개로 여러분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. 새로운 한 해, 사랑이 필요한 누군가를 태우고 멋지게 일상을 운전해나갈 당신을 열렬히 응원합니다.
로운
하고 싶은 이야기와 할 수 있는 이야기 사이에서 헤매이며 머물렀던 시간이 저를 자라게 했다고 믿습니다.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는 저의 비밀의 언덕에 잘 묻어두겠습니다. <우리들의 지방방송> 덕분에 근사한 동료들과 소중한 구독자님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. 함께 나눈 우정을 기억하며 다음해를 맞이하겠습니다. 해피뉴이어~
주은
얼마 전, 우편함에서 젖은 우편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. 봉투를 열어보니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예비 소집 안내문이 들어 있었습니다. 이미 대안학교에 입학해 있으니 제게 중요한 문서는 아니었습니다. 그런데도 이상하죠? 그 안내문이 버려지지 않더라고요. 하루 동안 말리니 얼룩이 더 번지고 우글우글 해졌어요. 그래도 반으로 잘 접어 아이의 기록을 모아 두는 파일에 함께 넣어두었습니다. 글쓰기는 제게 그러한 일 이었습니다. 사라질 일상의 이야기를 모으는 일, 그 이야기를 다시금 마음에 띄워 올려 선명하게 하는 일. 얼룩지고 바래기도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도 좋은 일.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유일하게 하고 싶은 두 가지가 글쓰기와 사진이었어요. 그러나 혼자였으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겁니다. 시즌1~3까지 함께한 지방방송 동료들과 기꺼이 메일을 구독 해 주신 독자분들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. 고맙습니다.